• 최종편집 2024-04-23(금)

『이제는 올바른 숲길 걷기를 생각해 볼 때』

삼척국유림관리소 정병걸소장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10.10.01 10:12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삼척국유림관리소 정병걸소장

최근 웰빙 혹은 내추럴빙(Natural-be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숲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국립공원부터 수목원, 자연휴양림, 심지어 우리 주변의 조그만 동산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숲을 찾고 있다. 도시의 인공적인 콘크리트, 아스팔트 환경에서 벗어나 새들이 노래하고 풀꽃, 나무가 향기를 뿌리는 자연적인 환경을 찾아가 새로운 힘을 얻고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다.

  현대인의 건강 증진과, 나아가 도시화가 초래한 현대인의 질병을 치유하는 것이 이제 숲의 중요한 사회적 역할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는 독일, 일본을 비롯한 산림선진국에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 세계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국가 녹색성장을 위한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기능 못지않게, 지역주민의 건강에 기여하는 숲의 또 다른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이용자로 인해 등산로 훼손, 쓰레기 투기 등으로 산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등산인구의 증가에 비례하여 식생훼손, 서식종의 변화, 산불발생 등 산림환경 훼손도 증가추세에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등정·능선종주 위주의 등산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트렌드로 정착되고 있는 수평적 개념의 숲길 걷기로 등산문화는 변화하고 있다.

  가을은 온 세상을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 놓는 계절이다.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흙길을 따라 고즈넉이 걷는 숲길은 뇌에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해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있을 때, 길을 걷다 보면 해결책이 떠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칸트와 헤겔, 니체 등 철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산책을 즐겼다.

  장 자크 루소는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긴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제주도의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과 같이 인간이 걷는 길을 많이 만들수록 창의적인 사회, 아이디어가 왕성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

  이처럼 아름답고 소중한 숲을 건강한 상태로 온전하게 후손에게 넘겨주기 위한 지속가능한 보전과 이용전략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자연환경의 파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으로 친환경 등산문화 교육으로 대표적인 LNT(Leave No Trace, 흔적 남기지 않기) 프로그램, 등산예절 지키기 등은 실천이 어렵지 않는 행동규범이다.

  자연의 생명력이 강하다고 해야 할지 약하다고 해야 할지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분명하다. 아끼고 보호하지 않으면 숲길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이다. 계절별로 우리를 새로운 경탄의 세계로 안내하는 숲길을 영영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이제는 올바른 숲길 걷기를 생각해 볼 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