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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녹차, 곡선의 예술

  • 류응교 교수 기자
  • 입력 2009.06.20 21:00
  • 조회수 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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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근암/유응교
 
 
바알갛게
서산에 해 지다

정갈한
석간수
끓는 물
가만히 기다리다
 
검게 둘둘 말린
가녀린 엽신의
열반을 지켜본다.
 
포근한
영면속에
스스로 몸을 푸는
맑고 투명한
에메랄드빛 영혼!
 
오늘도
두 손으로
따사로운
산을 마신다.


사진:필자의 종가, 운조루 사랑채


곡선의 예술

근암/유응교
 
 
언제 보아도 날아갈듯
가벼이 떠나려는 선
한옥의 기와 지붕과
서까래 처마에 서성대고
천마총의 벽화에
꿈틀대는
날렵한 외모를 보라
 
손에 쥐면
포근히 들어앉을 아담한 선
조선조 백자와 청자에 어리어 있고 
장독대 항아리에 담겨있는
아담한 모습을 보라
 
한없이 연약하고 가냘픈 서러운 선
고무신과 버선코에
수줍게 얹혀있고
치마 저고리에 살아있는
유려한 자태를 보라
 
비천도의 피리소리에
에밀레종의 천사들이
하늘로 오르려는 선
석굴암 12면 보살의 맵시 속에

숨 쉬고 있는
아련한 흔들림을 보라
 
저 높은 하늘을 향하여
오늘도 비상을 꿈꾸며
서러운 눈물을 거두고
의지할 데 없는 외로운 몸이
지상을 떠나
신神을 찾아 떠나려 하니
저 곡선의 가는 길 아무도
막을 수 없구나. 
 



백합의 미소
 
 槿岩/유응교

그대가 때때로
고단한 몸으로
병상에 누워 있을 때
백의의 천사가 되어
조용히 그대 곁에 있는 시간이
저는 무척 행복합니다.

그대가 때때로
외로운 몸으로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할 때
하얀 미소를 보내며
정겹게 그대 곁에 있는 시간에
저는 무척 보람을 느낍니다.

그대가 때때로
즐거운 맘으로
창가에 서서 노래를 부를 때
저도 한껏 가슴을 열어젖히고
나팔을 불 수 있는 제 모습에서
저는 삶의 기쁨을 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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