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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토담, 한마음, 가든풍경

  • 유응교(柳應敎)교수 기자
  • 입력 2009.06.24 06:43
  • 조회수 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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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담
 
                          근암/유응교
 
 
쌓이고 쌓인 세월
황토에 묻어 내려
침묵으로 고샅에 누워
이웃을 돌아보며
마실가는 할머니의
굽은 허리 너머
저녁 짓는 연기도 바라보고
 
차가운 밤 성긴 별
달빛을 받아 내려

물소리 정겨운 냇가에 돌아 앉아
싸리문 열고 나간 고운 옷 자락 끝
오순도순
사그락거리는 소리도 들어보고
냇물따라 길게 누워 있다.
 



한 마음
 
                  근암/유응교
 
 
동 서가 한데 만나고
흑 백이 함께 모여서
마음의 창문을 열고
한 마음이 되었던
톰슨 아일랜드의 밤은
멋진 밤이었소
 
증오심에 불타는 자
육신을 불사르니
용서하는 마음만이
생명의 원천이라며
용서 받는 자의 감사함보다
용서 하는 자의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가슴 속에 심어 준 그 밤은
황홀한 밤이었소
 
신선한 대기와
눈부신 태양을
살아있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위하여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사는 삶이
참사랑의 길이라며
가슴을 뜨겁게한 그 밤은
찬란한 밤이었소
 
우리들의 가슴 속에
무지개의 빛깔과
한송이의 장미꽃을
명상하게 함으로서
별빛보다 순수한
아름다운 마음을
가슴속에 뿌려 준 그 밤은
빛나는 밤이었소
 
남 북이 한데 만나고
남녀가 함께 모여서
처음도 끝도 없는 원을 그리며
헤어짐이 아쉬워 눈물 흘렸던
톰슨 아일랜드의 밤은
멋진 밤이었소.

 * 톰슨아일랜드 : 미국 보스턴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섬

 세계 각국 사람들과 아름다운 마음을 갖기위한 수련을 하고 나서                                   

 

 가든 풍경
 
                  근암/유응교
 
 
눈 내리던 밤
막걸리 내기 화투를 치던
사랑방 풍경이
아슴푸레한 50대들
 
소나무가 있는
소나무 가든에서
솔광을 때리며
촌닭 내기
화투를 친다.
 
덜덜거리는 선풍기가
제풀에 요란하고
매캐한 모기향이
어지러히 퍼지는데
검푸른 군용 담요위에
늘비한 화투짝들이
고도리로 죽고 구사로 죽이면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시골에서 도시로 나와
출세를 한 촌놈들이
소나무가 있는
소나무 가든에
소나타를 타고 와서
피바가지를 씌워가며
촌닭 내기
화투를 친다.
 
촌닭은 죄 없이
털이 뽑혀 나가고
솜씨가 서툰
촌놈의 지갑에서는
구겨진 지전이 뽑혀 나간다.
 
촌닭 내기
화투 치는 소리가
부엌쪽의 솔갱이 타는 소리와 같다.
                                

 

 해바라기의 그리움 1

槿岩/유응교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산다는 것은
아름답다.

누군가를 바라보며
산다는 것은
더욱 아름답다.

해가 그리워
해를 바라보며
마침내 해를 닮아버린
너 해바라기 !

너는 첫사랑의 아픔으로
너는 짝사랑의 포로가 되어
무덥고 긴 여름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거운 얼굴로
울타리 가에 발 돋음하고 서 있구나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산다는 것은
괴로움이다

누군가를 바라보며
산다는 것은
더욱 큰 괴로움이다

그나마
모진 비바람에
네가 쓰러져 있는걸 보니......



아이스 카빙

근암/유응교


축하와
시새움의 눈빛 속에
악수를 건네며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허한 웃음 속에
투명한 아픔으로
비상을 꿈꾸며 서있다.

하얀 칼끝에
산산이 부서져 내리며
태어난 몸으로
지금은 상데리아의 불빛아래
밀폐된 부자유를
거부하지 못한 채
하얗게 웃고 있다.

모두 술잔을 높이 들고
희망과 이상을 위하여
“위하여”를 외치는
허황한 공간 안에서
푸른 하늘에 날리던
꿈과 이상을 유보한 채
좌절과 절망의 늪에서
오롯이
부동의 자세로 녹아내리고 있다.

푸른 하늘의 유혹 앞에
비상을 꿈꾸며
무겁고 투명한 날개를 편 채
새로운 세계를 향한
좌절된 꿈 앞에서
눈물에 젖어 있으나
아무도
내 슬픈 울음소릴
듣지 못하고 있다.



해바라기3
                                                   

 근암/유응교    
 
저토록
바라만 보다가
바라만 보다가
눈이 먼들 어떠리.
 
저토록
사랑만 주다가
사랑만 주다가
가슴이 타버린들 어떠리.
 
너는
평생 동안
누구를
그토록
바라만 본적이 있었느냐

그토록
사랑을 준 적이 있었더냐. 



해바라기의 그리움 2

  槿岩유응교

호올로
훌쩍 커버린
키가 서러워
당신의
사랑의 목소리가
들리지 아니합니다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오로지
당신을 그리워하고
당신을 사랑하는
눈빛만이 있을 뿐입니다

당신을 향한
뜨거운
사랑의 눈 맞춤만으로도
한없이 행복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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