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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역사의 아이러니 동궁과 월지

  • 서경수 기자 기자
  • 입력 2015.05.29 16:45
  • 조회수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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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역사 속 글로벌 경북․경북인> 동궁과 월지 -

 

21세기는 흔히 글로컬리즘이라고 한다. ‘세계화(글로벌)'와 '지역친화(로컬)'의 조화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이라는 갇힌 틀에서 벗어나 국내가 아닌 세계 각국의 도시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을 넘어 세계로 시선을 돌려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경북인에게는 수백년 전부터 세계화를 이룩한 선조들의 피가 흐르고 있다. 세계화를 통해 지역의 발전에 일조를 했던 역사 속 글로벌 경북·경북인을 알아보자.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는 통일신라의 흥망성쇠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동궁과 월지가 축조된 시기는 신라 문무왕 14년, 그러니까 서기 674년 경이다.

이 시기는 신라가 백제와 고구려를 정벌하고 통일전쟁의 마지막 단계인 대당(對唐) 전쟁을 치르고 있던 때였다. 즉 한반도 동남부에 자리잡은 작은 지역국가에서 동북아의 신흥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욱일승천의 기세를 자랑하는 시기였다.

동궁과 월지의 축성은 거칠것 없는 통일신라의 자신감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큰 연못을 파고 못 가운데에 3개의 섬과 못의 북·동쪽으로 12봉우리의 산을 만들었으며, 여기에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심고 진귀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는 기록을 감안하면 동궁과 월지는 당시 아시아 초강대국이던 당나라 황궁인 대명궁 내 태액지를 본떠 만들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한(漢)나라 때부터 도가사상의 영향으로 궁 안에 못을 파고 못가에 정자를 짓는 조경양식이 발전했다.

이런 조경문화는 대제국을 이룬 당나라에서 크게 번성했고 한반도에도 영향을 끼쳐 신라의 동궁과 월지 외에도 백제 부여의 궁남지(宮南池)와 망해정(望海亭)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못 가운데 3개의 섬’은 발해만의 동쪽에 있다고 하는 삼신도(방장도, 봉래도, 영주도)를 본딴 듯하다. 또 ‘북쪽과 동쪽 12봉우리의 산’은 무산 12봉을 상징하는 언덕들로 선녀들이 사는 선경을 상징한다.

1975년 발굴된 출토유물은 궁중생활용품으로서 매우 화려하고 세련된 면모를 보여줘 당시.통일신라의 문화수준을 평가하는 데 척도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화려한 문화와 강대함을 자랑했던 신라도 집권층의 부패와 내부분열로 인해 쇠퇴하면서 동궁과 월지도 같은 길을 걷게 된다.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연회를 베풀었다던 동궁과 월지는 통일신라 말 후백제 견훤의 침입에 시달리다 급기야 왕건을 초청해 위급한 상황을 호소하는 잔치를 베푸는 굴욕을 지켜본 것이다.

심지어 신라 멸망 후 궁궐로서의 수명이 다한 동궁과 월지는 조선시대에는 폐허가 된 이곳에 기러기와 오리들이 날아들면서 안압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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