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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산행에서 처음 만날 생강나무꽃 ‘개봉박두’

  • 김가영 기자 기자
  • 입력 2010.03.08 18:48
  • 조회수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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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삼월 산행을 하다보면 앙상한 가지에 잎도 없이 노란 꽃을 먼저 피워낸 나무를 만날 수 있다. 보자마자 “아~ 봄이구나!!” 감탄하게 하는 이 노란 꽃은 생강나무 꽃으로 우리 강산의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전령사다.

봄기운이 돋고 초록이 싹이 튼다는 우수(2. 19)를 지나면서 서울 홍릉수목원의 생강나무도 꽃눈을 살짝 벌리며 노란 속내를 비치기 시작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생강나무 개화일은 예년에 비해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홍릉수목원에서 1966년부터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2000년대 평균 개화일은 3월 13일±5일로 과거 1970년대의 평균개화일인 3월 27일±5일 보다 14일 빨리 개화하고 있다. 홍릉수목원에서 생강나무가 가장 먼저 핀 날은 2002년 3월 5일이었으며, 가장 늦게 핀 해는 1970년으로 4월 1일이었다.

산림생태연구과 김선희 박사는 “생강나무의 개화일 변화와 기온 및 강수량 자료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기상청 발표 3월 상순 전망(기온: 평년(-3~9℃)보다 높겠음, 강수량: 평년(12~36mm) 보다 많겠음)을 참고하면 2010년도 개화는 2000년대 평균개화일 보다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나무껍질을 씹으면 생강 맛이 난다하여 생강나무라 이름 붙은 이 나무는 강원도에서는 동백기름 대신 생강나무기름을 사용해서 아예 동백이라고도 부른다. 이런 연유로 강원도 춘천 출신의 소설가 김유정의 ‘동백꽃’은 ‘생강나무꽃’이라 해야 맞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김유정의 ‘동백꽃’중에서.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가 온 강산을 적시는 생강나무꽃의 시절이 돌아오고 있다. 




<보충자료>

□ 생강나무는 낙엽활엽수로 크게 자라도 3m 정도인 관목(작은키나무)으로 나무껍질을 씹으면 생강 맛이 난다고 하여 이름 지어졌다. 또한, 녹나무과에 속하는 생강나무는 잎이나 꽃, 어린 가지에 방향성의 독특한 정유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상처가 나거나 잘라 비비면 향긋하게 좋은 향이 난다.

□ 생강나무 열매는 처음에는 녹색을 띄다가 황색, 홍색으로 변하여 9월에는 흑색으로 익는데 예로부터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용이나 등잔용으로 썼다. 이 생강나무 기름은 질도 좋고 향기도 좋아 값비싼 동백기름을 구하지 못하는 중북부지방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대용품이었기에 개동백, 산동백 등으로 불렸고 심지어 강원도에서는 그냥 동백나무라고도 했다. 그런 연유로 김유정의 [동백꽃]에 나오는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는 이 노란 동백꽃은 바로 생강나무인 것이다. 또 정선아리랑 중에도 동박나무(동백나무)가 나오는 구절이 있는데 생강나무 열매를 따다 기름을 짜서 멋내보고 싶은 아낙의 사정으로 미루어보아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 나루터 건너 싸리골에 생강나무가 많았던 모양이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 장 철 임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
    아우라지 지 장구 아저씨 배 좀 건네 주게
    싸리골 올 동박이 다 떨어진다.’

□ 우리나라에 녹차가 들어오기 전 옛날 선비들은 생강나무 꽃이 진 후 나오는 어린잎은 말렸다가 차로 마시기도 했는데 참새의 혓바닥을 닮은 어린잎의 모양을 따서 작설(雀舌)차라고 하였다. 한편 한방에서는 생강나무의 나무껍질을 삼첩풍이라 하여 타박상으로 인한 어혈과 산후에 몸이 붓고 팔다리가 아픈 증세에 약재로 썼으며 말린  가지를 황매목이라 하여 복통, 해열제, 기침약으로 사용했다.

□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생강나무는 우리 산에 자생하는 수종이나 잎보다 먼저 피는 노란 꽃, 특이한 모양의 잎, 익어가며 색깔을 바꾸는 오색찬란한 열매, 아름다운 가을 단풍 등으로 관상가치가 높아 경관수나 정원수로도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 산지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는 생강나무가 조경수로 많이 심겨지면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모양으로 노랗게 꽃을 피우는 산수유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꽃 모양을 자세히 보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생강나무 꽃은 가지에 바짝 붙어 아주 작은 공처럼 몽글몽글 모여 피고 산수유는 꽃에 비해 꽃대가 길어 작은 꽃들이 조금 여유로운 공간을 갖는다. 나무껍질을 비교하면, 갈색 빛에 얇게 갈라져 보풀이 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산수유이고 생강나무는 회색을 띤 갈색이고 갈라지지 않고 매끄럽다. 5월이 되면 이 두 나무가 전혀 다른 모양의 잎을 피워내고 9월이면 다른 모양의 열매를 맺기 때문에 혼동하는 일은 더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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