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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봉덕 구례군압화연구회장

  • 전준형 기자 기자
  • 입력 2010.04.20 01:34
  • 조회수 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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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에 새 생명 부여하는 압화에 매력에 빠져 보실래요”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네잎클로버나 아름다운 빛깔의 단풍잎을 책장 사이에 꽂아 아름다움과 행운을 간직하고자 했다. 얼마 후 클로버와 단풍은 코팅옷을 입고 책갈피가 되거나 연애편지 속에 마음과 함께 담기기도 했다. 그 염원들이 강렬했던 탓일까? 이제는 ‘압화’(누름꽃, pressed flower)라는 예술의 한 분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야생화의 본 고장, 지리산 자락의 구례에서 압화를 연구하고 전파하고 있는 박봉덕 구례군압화연구회장을 만났다.

박봉덕 구례군압화연구회장


인터뷰의 주인공을 만나러 가는 길. 지리산을 배경으로 섬진강변의 풍광이 황홀하다. 절정을 지나 꽃잎을 떨구고 있는 벚꽃군락의 정경이 지나가는 초봄(靑春)을 아쉽게 했다.


박봉덕 회장을 만나기로 한 날은 마침 ‘제9회 대한민국 압화대전’ 시상식이 있는 날. 항상 꽃을 가까이 해서 일까? 희고 여린 분홍빛 벚꽃을 연상케 하는 상의와 치마를 입은 첫 인상이 화사하다.
사실 이쯤에서 기자의 무식함을 고백하자면 취재를 하기 전까지 ‘압화’에 대해서는 깜깜 무외한이었다. 그런데 벌써 9회 째를 맞는 이름 있는 행사가 있었다니. 그 연유가 자못 궁금해졌다.

“구례군에서 주최하고 있는 압화대전은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압화 관련 행사라고도 할 수 있어요. 지난 2000년 구례군에 어울리는 행사를 찾던 중 시작하게 됐죠. 지리산과 섬진강의 때 묻지 않은 자연은 야생화와 압화에는 가장 적격이었죠. 그래서 2001년부터 시작하게 됐어요.”

2001년 1회 대전이 시작됐지만 처음부터 지금과 같이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지는 못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했죠. 하지만 해를 넘어갈수록 행사도 점차 내실을 갖췄어요. 그래서 2005년부터는 국제교류전도 열기 시작했죠. 또 2008년부터는 대통령상을 시상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대전으로 거듭나게 됐어요”

그럼 어떤 매력이 그녀를 압화의 세계로 인도하게 됐을까?

“아름다운 꽃도 일단 시들면 보기 싫어지죠. 하지만 압화를 통해 새로이 부활한다고 할까요. 회화는 화학적인 안료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면 압화는 자연의 일부인 야생화와 풀들로 자연의 아름다운 찰나를 화폭에 옮긴다는 게 너무 신비롭고 위대하게 까지 느껴져요. 전문적으로 배우진 않았지만 취미로 그림도 그리곤 했죠. 하지만 압화의 매력에 빠진 뒤로는 평생 압화를 통해 꽃·자연과 함께 하겠다는 소망이 생겼어요.”

그녀가 현재 회장으로 있는 구례군압화연구회 역시 지난 2000년 결성됐다. 지금은 12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또 박 회장의 제자 25명이 지도자로 회원들을 지도하고 있는 내실 있는 연구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처음에는 정보의 부재로 여러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고.

“압화의 핵심 중 하나는 얼마나 빨리 그리고 제대로 재료를 건조하느냐에 달려 있죠. 하지만 처음엔 그 기법과 공법을 제대로 몰라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어요. 다행히 당시 압화 선진국인 일본에서 직접 기술을 습득하신 서영주 한국압화아카데미 이사장님을 만나면서부터 저희 연구회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압화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회화 작품뿐 아니라, 작게는 휴대전화 고리부터 시작해서 각종 악세사리는 물론 가구에 이르기 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압화는 재료의 특성상 야외활동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덕분에 가족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도 많다고 한다.

“봄이 되면 산수유부터 시작해서 야생화 채집에 들로 산으로 나갑니다. 회원들도 부부동반으로 다니다 보니 농담으로 남편들이 ‘압화보조’라고 하기도 하지요.”라며 함박 웃는 박봉덕 회장. 압화는 어느덧 그녀의 삶이 돼 있었다.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 아름다운 꽃도 그 빛깔을 십일 이상 간직하기 힘들다는 고사성어. 하지만 꽃에만 한정한다면 이 고사는 이제 사전에서 빠져야 할듯하다. 꽃의 아름다움을 열흘이 아닌 수십 년 이상 간직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그것도 더 아름답게.

“이 봄 압화의 매력에 한번 빠져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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