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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지킴이가 독거노인 도우미 ‘1인2역’

  • 서경수 기자 기자
  • 입력 2013.05.10 13:59
  • 조회수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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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산불 모니터링 네트워크’ 기대 이상 성과 -


산불을 막기 위해 전국의 농·산촌 주민들로 구성된 ‘산불 모니터링 네트워크’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산림재해를 미리 막는 ‘숲 지킴이’ 역할과 함께 농·산촌 지역의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범죄까지 줄이는 사회안전망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경북 영양군 영양읍 화천리 속칭 안한골에 혼자 사는 김모(79) 할아버지는 반가운 손님을 맞았다. 수년 전 부산에서 살다가 마을에서 3㎞ 정도 떨어진 외진 곳에서 폐가를 고쳐 혼자 살고 있는 김 할아버지를 찾은 이는 남부지방산림청 영덕국유림관리소 소속 산불전문예방 진화대원 김기현(38) 씨. 귀농인 출신으로 이곳 주민이기도 한 김 씨는 올해 2월 백두대간 낙동정맥의 울창한 소나무숲을 지키는 진화대로 선발됐다.

매주 5일씩 아침부터 저녁까지 영양읍 일대를 순회하며 산불 감시와 논·밭두렁 태우기 등 불법 소각으로 인한 산불발생 위험을 알리는 밀착 계도활동을 수행한다. 또 유사 시에는 갈퀴, 톱, 30㎏짜리 물통펌프, 산소통 등 진화대원에게 지급되는 장비로 완전무장하고 산불 현장으로 출동해야 한다.

본연의 임무 못지않게 중요한 김 씨의 또다른 역할은 ‘그린실버 돌보미’ 활동. 관리소측의 주선으로 1대 1 결연을 맺은 김 할아버지를 틈틈이 찾아뵙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동료 대원 3명과 함께 쓰러진 굴뚝을 다시 세우고 허물어졌던 아궁이도 고치는 등 집수리 봉사를 하기도 했다.
안부 인사와 함께 논·밭두렁이나 쓰레기 소각 시 각별히 조심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김 할아버지는 “의지할 곳도 없는 노인을 위해 집수리부터 사소한 말벗까지 외로움을 달래주는 진화대원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흐뭇해했다.

김 씨처럼 산불감시원과 예방진화대로 국유림관리소나 자치단체에 선발돼 일하고 있는 인원은 전국적으로 2만3000여 명에 달한다. 남부지방산림청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200여 명의 대원들을 170여 명의 산림 인접지역 독거노인들과 1대1로 결연시켜 돕는 ‘그린실버 돌보미’ 사업을 벌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소소한 대화상대부터 상수도, 보일러, 굴뚝 고쳐주기, 농산 폐기물 수거 등 벽지에 사는 고령의 노인들이 직접 해결할 수 없었던 생활 불편까지 해결해준다. 노인들에게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감시원이라는 명칭에서 오는 강압적 이미지도 바꿀 수 있어 ‘일석이조’다.

마을 안전과 범죄 예방을 지원하는 도우미 역할도 해내고 있다. 차량 순찰활동을 통해 농·산촌 노인가정을 겨냥해 혹시 있을지도 모를 농산물 절도범의 접근을 사전 차단하고 수상한 외지인이나 거동 수상자들은 없는지 살피는 일도 하고 있다. 또 구급차 출동이 어려운 산간오지에서 응급환자 후송 등 사실상의 119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남송희 산림청 산불방지과장은 “전국적으로 2만 명이 넘는 산림재해 모니터 요원들의 활동으로 산림보호와 농·산촌 일자리 창출이라는 당초 목표는 물론 산간오지의 든든한 사회안전망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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