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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비바람도 때로는

  • 유응교(柳應敎)교수 기자
  • 입력 2009.08.12 18:37
  • 조회수 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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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도 때로는
미치고 싶은 때가 있다.
닥치는 대로 날려 버리고
거대한 바다를 일으켜 세우고
무성한 나무를
쓸어 뜨려 버리고 싶은
욕망에 꿈틀댄다.

머리를 풀어 헤치고
들판을 가로 질러
도시의 뒷골목을 샅샅이 뒤지고
산등성이를 할퀴며
내달리고 싶은 충동을
감출 수 없는 때가 있다.

그대도 때로는
미치고 싶은 때가 없는가
따분한 일상을 벗어나
욕정의 화신이 되어
거리로 내달리고 싶은
참을 수 없는
욕망의 포로가 된 적은 없는가

가슴을 풀어 헤치고
속마음을 드러내며
술에 만취하여
세상의 모든 근심걱정을
한 순간에 날려 버리고 싶은
참을 수 없는 충동에
괴로워 한 적은 없는가
그대가 그런 것처럼
비바람도 때로는

미치고 싶은 때가 있다



접시꽃 그대

  槿岩/유응교

꼿꼿한 자태로 서서
곧게 살다가

청초한 마음으로 피어
청결한 마음으로 살다가

비어둔 자세로 마주 서서
채움이 없는 자세로 있다가

홀연히 비어있는 자신이 서러워
당신을 그리며 비에 젖어 울다가

별빛아래 가만히 이슬을 받아
해 뜨기 전 당신께 바치려다가

빠알간 사랑 하얀 이별로
오늘도 슬픈 눈물을 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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