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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산에서 찾는 마음 길

  • 편집국 기자
  • 입력 2010.10.26 14:49
  • 조회수 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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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월국유림관리소장 박용빈


영월국유림관리소장 박용빈


사람들이 산을 찾는 이유는 제각각이겠으나 다른 마음으로 찾아든 사람들의 발걸음을 받아 안는 산은 한결 같습니다. 산을 ‘안다’라는 말은 산에 발걸음을 맡기는 순간 얼마나 허언虛言인가를 실감하게 만듭니다.

같은 길이라도 어떤 마음으로 산을 찾는 가에 따라 산의 깊이도 넓이도 달리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많은 장소들이 있지만 우리들은 유독 ‘자연自然’하면 무엇보다 ‘산’을 떠올립니다. 그만큼 닿기 쉽고 찾기 쉬운 자연으로 ‘산’만한 곳도 없기도 하거니와 ‘산’이 그 자체로 곧 ‘자연自然’이기도 합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오래전 '술잔 속의 하느님'이라는 단편 소설을 통해 세상 도처에 ‘신성神性’이 깃든 이치를 밝히려 하였습니다. 어떤 종교를 구별하지 않아도 자연 앞에 경건해지고 겸손해지는 마음은 한가지입니다.

자연 앞에 서는 마음으로 살피면 이 세상 어느 곳도 성聖스럽지 않은 곳 없을 것입니다. 그러한데도 언제나 사람들의 무례한 발걸음에 밟히고 차이는 묵묵한 생명들이 외면당하는 일들은 허다합니다.

나무는, 산은, 자연은 시간의 기록들을 정직하게 제 몸에 새긴다 들었습니다. 좋은 기운들 뿐 아니라 차별 없이 인간의 탁한 기운들조차도 자신의 몸에 상처로 떠안고 묵묵히 견디는 나무, 산, 자연, 아니 이 세상의 여린 모든 생명들은 여전히 자신의 자신다움을 의연히 지키는데 세상살이 이기심과 욕심들로 힘들어하는 사람들만 자신다움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하며 산을 오르는 길에서 물어보게 됩니다.

온 세상에 가득한 생명의 기운을 느끼며 그 기운에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아는 사람에겐 천지간 어느 곳도 산길 아닌 곳이 없고, 자연 아닌 곳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산길을 밟으며 오르는 길은 누구에게나 제 마음 길을 밟으며 오르는 길입니다. 산이 깊을수록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경험은 산을 오르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마음 길을 밟아 오르다 보면 마음 길은 다시 산길이 되고 산과 사람은 하나가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굳이 어떤 이유와 경험이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자연은 그저 자연이어서 좋듯 일상사의 구겨진 심신이 산을 찾아 쉼을 얻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을 것이고 한번 마주쳤다 다시 보지 못하는 인연처럼 한 번 다녀가도 그만입니다. 산은 분별없이 차별 없이 어떤 사연을 가진 걸음도 한마음으로 품어주니 말입니다. 다만 올해 '단풍놀이'를 혹 가게 된다면 그 아름다운 빛에 서린 자연이 품은 상처의 내력도 찬찬히 살펴볼 일이다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 마음 길이 산길 위에 가만히 포개어지는 의미 있는 산행길이 될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꽃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마음속에 꽃이 있기 때문이고 가을바람이 분다고 바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가을바람이 있어야 바람을 만난다고 합니다. 이러하듯 우리들 마음속에도 늘 산이 있고 숲이 있어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자연의 조화를 거스르지 않는 산(숲)길처럼 우리 삶의 길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우리들 마음속에 산과 숲을 담아 두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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