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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 수원국유림관리소장 김영하 기자
  • 입력 2010.11.30 18:40
  • 조회수 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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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고려 가요인 청산별곡의 한 대목이다.

이 짧은 글이 우리 마음속에 깊이 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은이처럼 누구나 마음의 고향인 자연을 그리워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나라는 묘지로 인한 국토의 잠식으로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의 분묘 수는 2,000여만 기로 매년 여의도 면적의 1.2배인 900여ha의 묘지가 새로 조성되고 있어 2012년엔 전국의 묘지와 납골당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수목장과 같은 자연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목장이란 화장한 뒤 골분을 수목의 뿌리 주변에 묻는 자연친화적 장묘방식으로 후손들이 묘지 관리 부담을 덜고, 망자는 자연으로 돌아가 나무와 함께 상생하면서 자연회귀에 따를 수 있다. 이로 인해 살아서도 나무에 관심을 기울일 뿐 아니라 죽어서도 자손들이 꾸준히 돌보아 자연히 나무에 대한 친근감과 관심을 갖게 되어 자연보호의 효과도 탁월하다.

 이러한 수목장은 1999년 스위스에서 ‘죽어서 친구와 함께하고 싶다’는 친구의 유언을 실행할 방안을 고심하던 우엘리 자우터에 의해 창안되었다.

스위스에서도 처음엔 반발이 있었지만 산림훼손을 방지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제도로 인식되면서 전국 26개 주에서 55곳의 수목장이 있으며 독일, 영국, 일본 등으로 전파되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산림청은 우리의 현실과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2007년부터 3년에 걸쳐 경기도 양평의 국유림 10ha에 2009본의 추모목을 갖춘 국유 수목장림「하늘숲추모원」을 조성하여 2009년 5월에 개원하였다.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개원 후 한달도 채 되지 않아 17%가 계약 완료되었고 2010년 11월 현재, 54%에 달하는 추모목이 계약 또는 사전 예약된 상태이다.

유교적 의식이 뿌리 깊은 우리나라인지라 아직 수목장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데도 국민들로부터 이정도의 관심과 지지를 받는 것은 국민들의 전반적인 의식 수준이 여러 선진국과 비교하여도 전혀 손색이 없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직도 풍수지리를 따지고 화려한 명패를 달고 전통적인 제례의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사례가 있어 올바른 수목장 문화가 자리 잡기까지 산림청과 국민들의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점점 더 가속화되는 산업화의 열기로 산지가 무분별하게 개발되어 지구온난화가 더욱 기승을 부리며 매년 천문학적인 피해를 낳고 있는 이 때, 수목장을 통해 자연으로 돌아가는 일은 개인의 오랜 염원을 실현하는 일임과 동시에 ‘지구인’으로서 함께 짊어져야 할 도덕적 책임을 다하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앞으로 수목장과 같은 자연장이 좀더 확산되고 보편화되도록 우리나라 국민 의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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