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동 대응 강화를 위한 항공진화의 중요성 / 제주산림항공관리소장 김승수 -

내륙에서는 연초부터 의성, 밀양, 함양 등 산불이 이어지고 있어 산림청과 산불 유관기관들은 초긴장 상태에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제주도 또한 산불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 겨울 제주도의 날씨는 어느 해보다 따뜻했고 메말랐다. 3월 4일 제주지방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제주도의 평균기온은 8.1℃로 평년(7.2℃)보다 높았고, 강수량은 88.7mm로 평년(184.7mm) 대비 48.1% 수준에 그쳐 역대 다섯 번째로 적었다. 이러한 이상기후로 의한 기상 가뭄과 도서지역 특유의 잦고 강한 바람, 입산자 실화․불법 소각 등 사람들의 부주의로 산불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어 더 이상 바다 건너 불구경할 처지가 아니다.
산불의 연중화․대형화 추세에 대응하여 산림청은 예년보다 봄철 산불특별대책기간(1월 20일부터 5월 15일까지)을 열흘 이상 앞당겨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중수본에 ‘국가산불대응상황실’을 설치하여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속하고 효과적인 초동 대응을 위해 대응체계를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줄여 산림청장이 보다 신속하게 현장을 지휘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또한 산림청․군․지자체 등 총 315대의 가용 헬기를 배치하고, 유관기관 간 공조를 강화하여 산불 초기부터 공중진화자원과 정예화된 지상진화자원을 총동원하는 선제적이고 압도적인 초동 대응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공중에서의 진화 활동과 지상 진화 인력의 작업이 서로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때 산불 대응의 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특히 산불 진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속한 대응이다. 이러한 점에서 공중진화는 산불 대응의 중요한 축이다. 산림헬기는 산불 발생 지역으로 빠르게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상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효과적인 진화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화선이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공중에서의 압도적인 초동 대응은 산불 확산을 억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오름 등 다양한 지형이 형성되어 있고,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바람의 변화가 빠르고 불규칙적이다. 이러한 환경은 제주도에서 산림헬기를 활용한 공중진화의 필요성이 크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산림항공본부 제주산림항공관리소는 산불진화의 주력자원으로서 야간산불진화훈련, 봄․가을 산불대책기간과 들불축제 등을 계기로 도내 유관기관 간에 산불진화 합동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산불진화 역량과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화산섬인 제주도의 지질적 특성상 부족한 진화용 담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도내 저수지 및 골프장 워터해저드 사용협약(’20년)을 맺어 19개소의 담수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수지가 적은 서귀포 지역에는 봄철 산불대책기간에 대형 이동식 저수조를 설치하여 산불 초동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도서기후 여건상 비행 중 악(惡)기상을 맞닥뜨리거나 관리소로의 복귀가 불가능한 상황을 대비하여 상추자도를 비롯하여 도내 12개소의 예방착륙장을 설정하여 비행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한라산을 비롯한 우리의 산림은 오랜 시간 자연이 만들어 온 생명의 공간이자 국민 모두가 함께 누리는 소중한 자산이다. 그렇기에 산불로부터 산림을 지키는 일은 특정 기관이나 계층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국민 모두가 산불감시원이라는 마음으로 산불 예방에 동참하고, 하늘과 땅에서 함께 이루어지는 신속하고 압도적인 산불진화는 메마른 가뭄도, 변덕 심한 제주도의 바람도 감히 우리의 산림을 해치진 못할 것이라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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