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5년 11월 라이다(LiDAR) 드론 정밀 측정 결과 38.97$\text{m}$ 기록… 용문사 은행나무 제치고 전국 1위 등극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홍릉숲”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나 푸른 도시숲 공원이 아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수목원이자 대한민국 산림과학의 역사가 태동하고 발전해 온 학술 연구의 심장부다. 과거 조선 제26대 고종황제의 비 명성황후의 능터(홍릉)였던 이곳은 1922년 임업시험장이 들어서면서 ‘왕실의 기억 위에 세워진 과학의 숲’으로 거듭났다. 최근 홍릉숲의 아름다움과 학술적 가치를 집약한 ‘홍릉 8경’ 탐험이 큰 사랑을 받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제7경인 ‘노블(NOBLE) 포플러’가 대한민국 최고(最高)의 나무로 밝혀져 학계와 탐방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25일 홍릉숲이 전면 개방되면서 이 경이로운 거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다수의 국민은 ‘광릉수목원의 거목’이나 ‘양평 용문사의 천년 은행나무’를 꼽아왔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천연기념물인 용문사 은행나무가 공식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2025년 하반기, 첨단 과학 장비를 동원한 정밀 조사를 통해 영예의 순위가 완전히 뒤바뀌며 홍릉숲의 노블 포플러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키 큰 나무로 우뚝 서게 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홍릉숲 노블 포플러의 실제 높이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지난 2025년 11월 3일 첨단 라이다(LiDAR) 센서를 탑재한 드론을 투입해 정밀 수고(樹高) 측정을 감행했다. 그 결과 노블 포플러의 최종 높이는 38.97m로 확정됐다. 이는 수십 년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로 명성을 떨치던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의 공식 높이(38.80m)보다 약 17cm 가량 더 큰 수치로, 국내 수목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순간이었다.
노블 포플러는 버드나무과 포플러속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이다. 20세기 중반 미국 미류나무와 유럽 양버들을 인공 교잡해 생장 잠재력을 극대화한 ‘이태리포플러(Populus euramericana)'의 최우수 재배종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1975년 한일 산림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세계 최고 수준의 개량종을 육성하기 위해 홍릉숲 제1수목원에 이 나무를 처음 식재했다. 이후 홍릉숲의 대표 경관목이자 산림 연구의 산증인으로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며 성장해 왔으며, 마침내 그 경이로운 생장력을 인정받아 ‘고귀하다’는 뜻의 ‘노블(NOBLE)’이라는 공식 칭호를 부여받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나무의 거대한 스케일과 달리 노블 포플러의 수령(나무 나이)은 올해로 고작 51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천년 세월을 버텨온 용문사 은행나무에 비하면 인간으로 치면 청년기에 해당하는 아주 젊고 건강한 나무다. 이는 초기 생장 속도가 폭발적인 ‘속성수(速成樹)’의 특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대한민국 성숙림에 분포한 일반적인 키 큰 나무들의 평균 높이가 약 20m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노블 포플러는 일반 수목보다 무려 15m 이상을 더 높이 뻗어 나간 셈이다. 1,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란 은행나무를 단 50여 년 만에 압도해 버린 노블 포플러의 경이로운 생장 기록은 대한민국 스마트 산림 육종 기술이 이루어낸 위대한 과학적 승리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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